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쑥대밭

청산은 2005. 7. 7. 16:49
옛말에 '쑥대밭 되다'라는 말이 있다. 사전에 보면 '어떤 세력이 타격을 받아 몹시 쇠잔함'이라고 되어있다. 쑥은 우리의 선조인 웅녀가 굴속에서 먹었다는 식물이며 실제로 봄에는 국도 끓여먹고, 떡도 해먹는 우리 생활과 가까운 식물임에 틀림이 없다. 그런데 '쑥대밭이 되다'라는 속담은 이런 쑥의 느낌과는 전혀 다른 의미로 쓰인다. 왜 그럴까? 요즘 시골에는 주인이 없는 빈집이 심심치 않게 눈에 띈다. 사람이 손을 대지 않으면 어디선가 날아온 풀씨가 퍼져 자연히 풀들이 자라게 된다. 여러 가지 풀 가운데 쑥은 뿌리로 번식을 하며 키가 커서 다른 식물을 누르고 빠르게 공간을 장악해 간다. 물론 강수가 충분하다는 우리나라의 기후 조건은 이러한 상황을 더욱 부추기게 된다. 쑥은 줄기가 단단하고 키가 크므로 가을에는 사람 키에 이를 만큼 크게된다. 물론 뿌리는 그대로 남아 이듬해에도 엄청나게 자라게 된다. 옛날에 패가망신한 집이 있었다면 당연히 쑥들이 자라 마당을 난장판으로 만들었을 것이다. 이러한 모습에서 '쑥대밭 되다', 또는 판소리 춘향가에 나오는 처참한 몰골의 춘향이를 표현한 '쑥대머리 귀신형용~'하는 표현이 나왔을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