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침신문 솎아보기] "내 생각은 매우 진보적, 젊은 세대와 소통하라"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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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국 쓰촨(四川)성 원촨(汶川)대지진으로 14일 저녁 현재 사망자는 1만4866명으로 늘어났다. 또 매몰자가 2만6000여명, 실종자가 1만4000여명에 이르렀다고 중국 관영 신화통신이 14일 보도했다. 진앙 근처에 있는 두장옌(都江堰) 상류 지역의 쯔핑쿠(紫坪庫) 댐에 심각한 균열이 발생, 댐이 붕괴위기에 처해 50만 명이 위험한 것으로 전해졌다(조선일보). 현행 한국근현대사교과서와 사회교과서 경제 분야의 내용 중에 편향적으로 기술된 내용이 많다는 지적에 따라 정부가 전면적인 교과서 수정 작업에 착수했다. 김도연 교육과학기술부 장관은 14일 서울 종로구 세종문화회관에서 광화문문화포럼 조찬 포럼에 참석해 "지금의 역사교과서나 역사교육은 다소 좌향좌 돼 있지 않나 한다"고 말했다(동아일보).
여러 가지 지적할 것이 많지만 지난 십 수년 간 우리 언론을 부끄럽고 기쁘게 만들었던 이 기관의 발표에 대해 또 다시 거론하는 것은 입 아픈 일이다. 다음은 15일자 전국단위 종합일간지 1면 머리기사 제목이다. 경향신문 <미 쇠고기 고시 연기는 '미봉책'> 이명박 대통령의 '특명'이 떨어졌다. 동아일보는 8면 기사 <이 대통령의 특명 "통하라">에서 "'각각의 세대에 맞는 소통 방식을 찾아라. 젊은 세대와 소통하는 방법을 배워라.' 이명박 대통령은 14일 자문기구인 미래기획위원회 위원들과 오찬을 함께 하며 이같이 강조했다"고 전했다. 동아일보가 전하는 대통령 발언을 감상해보자.
대통령 '특명'이 떨어진 판에 사설을 안 쓸 수는 없다. 동아일보는 사설 <소통하고 변화해야>에서 "이명박 대통령이 연일 국민과의 소통을 강조하고 있다"며 이렇게 주장했다.
하지만 다행이라고 보지 않는 신문도 있다. 중앙일보다. 주제는 같은데, 어감은 사뭇 다르다. 중앙일보는 사설 <대통령이 먼저 국민과 소통하라>에서 "처음엔 의욕이 넘쳐 그런 거려니 했다. 시간이 흐르면서 한두 번 시행착오려니 했다. 그러나 그게 아니었다"며 다음과 같이 주장했다.
중앙일보는 이어 "이 대통령은 인수위 때부터 밤잠 안 자고 일해왔다. 머슴처럼 일하겠다고 했다. 문제는 무엇을 위해 일하느냐다"라며 "이제 이 대통령은 덜 바쁘게 움직이고 더 많이 생각해야 할 것 같다"고 지적했다. 듣는 입장에서 듣기 거북한 말이 아닐 수 없다. 그렇다 해도 다음과 같은 소통방식을 택하는 것은 곤란하다. 조선일보는 사설 <다매체 쌍방향 홍보로 'AI괴담' 막아야 한다>에서 "광우병 괴담이 번질 때 정부는 이 새로운 정보 통로들에 주목하지 않았다가 일을 키웠다. 이번엔 정신 똑바로 차리고 어느 포털사이트 무슨 게시판, 무슨 카페에서 근거 없는 AI 루머들이 나도는지 파악하면서 국민이 신뢰할 수 있는 정보를 전달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이야말로 전혀 쌍방향 적인지 않은 소통방식이다. 한국일보는 사설 <사과와 문책 지금도 늦지 않았다>에서 이렇게 지적했다.
끝으로 강수돌 고려대 교수는 한겨레 칼럼 <광우병 괴담? 노동절 괴담?>에서 이렇게 지적했다. "정부는 비과학적 괴담이라 하지만, 청소년들은 과학적 현실이라 한다. 그리고 광장으로 나가 외친다. '투표권도 없는 우리가 왜 이 나이에 목숨 걱정을 해야 하나?'라고. 또 '광우병 쇠고기가 수입되면 학교 급식에 많이 들어갈 것'이라고. '내가 광우병 걸려 병원 가면 건강보험 민영화로 치료도 못 받고 죽을 텐데 화장을 해 대운하에 뿌려다오'라며 종합선물세트 같은 해학도 즐긴다. 교육청에선 청소년 안전 운운하며 문화제 참여를 저지하거나 어서 집으로 돌아가라고 재촉한다. 아이들은 '야간 자율학습도 밤 12시에 끝나는데, 언제부터 안전 걱정했냐?'고 받아친다. 청소년을 '미숙아'로 파악하는 기성세대를 향한 통쾌한 한 방이다. 실제로 청소년은 미숙아가 아니라 '날마다 어른이 되어 가는 사람'이다. 그들 말을 괴담이라 회피하지 말고 경청하라." 소통하려는 사람은 소통하겠다고 말하지 않고 소통을 한다. 해야 하는 것이다. 열심히 하는 대통령보다 잘하는 대통령이 낫고, 잘하는 대통령보다 국민 말을 잘 듣는 대통령이 나은 법이다. '젊은 사람들의 사고를 배우기 위해 개그 프로그램을 일부러 유심히 보곤' 하는 게 불필요할 것 같다는 생각이 드는 건 정말 이 대통령을 잘 몰라서 그런 것일까. | ||||||||||||||||||||||||||||||||||||||||||||||||||||||
최초입력 : 2008-05-15 08:00:39 최종수정 : 0000-00-00 00:00:00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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